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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끊어도 8년은 지나야?"... 당뇨병 합병증 위험, 금연 기간 길수록 감소
당뇨병 환자가 담배를 끊으면 눈·콩팥·신경을 망가뜨리는 합병증 위험이 줄어들지만, 그 효과는 금연 후 8년 이상 지나야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류재홍 교수 연구팀은 국내 2형 당뇨병 환자 약 21만 명의 건강검진 자료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 담배가 당뇨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담배를 '얼마나 오래' 끊어야 그 위험이 실제로 줄어드는지를 대규모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03년부터 2013년 사이에 2형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성인 20만 9,698명을 추적했다. 참여자의 평균 나이는 57.2세였고, 이 가운데 61%가 여성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이 여러 차례 받은 건강검진 기록을 토대로 흡연 상태를 꼼꼼히 분류했다. 한 번도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비흡연자), 담배를 끊은 뒤 다시 피우지 않은 사람(금연자), 계속 담배를 피운 사람(지속 흡연자)으로 나눴다. 특히 금연자는 끊은 기간을 2년 미만부터 8년 이상까지 다섯 단계로 세분화해 비교했다.
분석 결과, 담배를 끊은 기간이 길수록 당뇨 합병증 위험이 꾸준히 낮아졌다. 계속 담배를 피운 사람과 비교했을 때, 8년 이상 금연한 사람은 눈·콩팥·신경에 생기는 미세혈관 합병증 전체 위험이 19% 낮았다. 합병증별로 보면 콩팥이 손상되는 당뇨병성 신장병증 위험은 21%, 눈 혈관이 망가지는 망막병증은 41%, 손발 감각에 문제가 생기는 신경병증은 20% 각각 낮았다. 발생 건수로 따지면, 금연 기간이 2년이 안 된 사람은 1만 명당 약 313건이었지만 8년 이상인 사람은 약 238건으로 줄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효과가 담배를 끊은 직후부터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금연 기간이 2년이 안 된 사람은 계속 피운 사람보다 신장병증 위험이 12%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연구팀은 건강이 나빠지거나 합병증 조짐이 보여 뒤늦게 담배를 끊은 경우가 섞여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즉, 금연의 혜택을 제대로 보려면 '오래' 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금연 기간이 1년 길어질 때마다 전체 합병증 위험은 조금씩 더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런 효과는 주로 남성에게서 뚜렷했다. 금연에 따른 위험 감소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나타난 것은 남성뿐이었고, 여성은 금연자 수 자체가 적어 효과를 제대로 분석하기 어려웠다. 또 이번 연구는 환자를 직접 실험한 것이 아니라 기존 자료를 관찰한 것이어서, 금연이 합병증을 줄인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혈당 조절 정도를 보여주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한계로 꼽혔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금연에 따른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 감소가 금연 직후가 아니라 장기간 꾸준히 담배를 끊었을 때 나타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전 세계 2형 당뇨병 환자의 약 20.8%가 여전히 흡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오래 끊을수록 합병증 예방 효과가 커진다는 사실이 금연 상담 과정에서 환자에게 위험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성 환자에게도 같은 효과가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smoking cessation duration and diabetic microvascular complications: 금연 기간과 당뇨병 미세혈관 합병증)는 2026년 10월 국제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