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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에도 빠르게 걷는 사람, 치매 위험 절반... "걸음 속도가 뇌 건강 신호"
80세가 넘어서도 또래보다 훨씬 빠르게 걷는 노인은 인지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오샤디 자야코디(oshadi jayakody) 박사 연구팀은 80세 이상 노인 3,989명을 최대 5년간 추적 분석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걷는 속도가 단순한 다리 힘의 문제가 아니라 뇌 건강 전반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을 대규모 데이터로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슈퍼 무버(super mover)'라는 개념을 활용했다. 슈퍼 무버는 같은 나이·성별의 평균 노인보다 걷는 속도가 월등히 빠른 80세 이상 노인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30년 더 젊은 사람과 비슷한 속도로 걷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미국과 유럽 5개국의 장기 추적 데이터, 장수 가계 연구, 뇌 부검에 동의한 참가자들의 추적 연구 등 세 가지 대규모 데이터를 통합해 슈퍼 무버와 일반 노인의 인지 기능 변화 및 뇌 구조 차이를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슈퍼 무버는 일반 노인보다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51% 낮았고, 알츠하이머나 치매 진단율도 60% 낮았다. 뿐만 아니라 기억력, 정보 처리 속도, 판단력과 계획 수립 능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도 일반 노인보다 눈에 띄게 느렸다. 뇌 영상 검사에서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가 더 크게 유지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뇌 부검 결과다. 사망 후 뇌를 직접 분석했을 때 슈퍼 무버와 일반 노인 사이에 알츠하이머 관련 이상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의 양 자체는 차이가 없었다. 이는 뇌 안에 이상 물질이 쌓이더라도 슈퍼 무버는 그 영향을 덜 영향을 받으며 기능을 유지하는, 일종의 '뇌 회복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앨버트 아이슈타인 의과대학 신경과 오샤디 자야코디 박사는 "노년기에 걸음이 빠르다는 것은 뇌와 인지 기능 전반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라며 "빠르게 걷는 노인들이 가진 생활 습관과 생물학적 특성을 더 깊이 연구하면, 치매를 막는 새로운 보호 기전 발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cognitive aging and brain health: a comparison of super movers vs nonsuper movers: 인지 노화와 뇌 건강: 슈퍼 무버와 비슈퍼 무버 비교)는 2026년 6월 국제 학술지 '뉴롤로지(neur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