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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탓하다가 놓치기 쉬운 '이 질환'... "전원주 다리 저림, 원인은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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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원주(86)가 고관절 수술 이후의 회복 과정을 공개했다. 전원주는 26년 6월 16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전원주인공'에서 수술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일상을 전했다. 25년 겨울 빙판길에 넘어져 왼쪽 고관절 골절로 수술을 받은 그는 "수술한 다리는 멀쩡한데 수술 안 한 다리가 욱신거린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저림 증상이 나타난 곳은 수술을 받지 않은 반대쪽 다리였다.

그런데 검사 결과 원인은 다리가 아니라 허리에 있었다.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와 실제 문제가 생긴 부위가 다른 이런 현상은 척추 질환에서 드물지 않다. 척추에서 시작된 문제가 신경을 타고 다리로 이어져, 다리 자체에 이상이 없는데도 다리가 저리거나 아플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원주의 사례를 계기로, 다리 저림이 왜 허리에서 비롯되는지, 그리고 그 배경이 되는 척추관협착증은 어떤 질환이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형외과 전문의 문준기 원장(중앙탑정형외과의원)의 조언을 토대로 살펴본다.

수술 부위 아닌 반대쪽 다리 저림, 근본 원인은 '요추 퇴행성 변화'
전원주는 25년 겨울 낙상으로 왼쪽 고관절이 골절돼 26년 3월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이번 검진에서 수술한 고관절은 반대편과 균형이 잘 맞아 문제가 없고, 무릎 관절도 60대 수준으로 양호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정작 통증이 지적된 곳은 수술하지 않은 반대쪽 다리였다.

담당 의사는 방송에서 "허리 요추 쪽에 관절염이 진행 중이며 척추관 협착증이 있다"며 "4번과 5번 요추 사이가 퇴행성 변화로 살짝 어긋나 주저앉으면서 다리 저림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골절은 아니므로 우선 약물 치료를 진행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추가 시술은 필요 없다"면서 "통증이 반복되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리가 저린데 그 뿌리가 허리에 있다는 진단이었다.

다리 저림의 진짜 원인은 허리, 신경 눌림 따라 나타나는 '방사통'
이렇게 증상이 느껴지는 부위와 원인이 있는 부위가 다른 것은 신경의 주행 구조와 관련이 있다. 다리로 가는 신경은 허리(요추)와 엉치뼈(천추)에서 나와 골반을 지나 다리로 내려간다. 따라서 신경이 허리 부위에서 눌리면, 정작 저림이나 통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아래쪽인 엉덩이·허벅지·종아리·발에서 느껴질 수 있다. 이처럼 눌린 신경을 따라 뻗치는 통증을 방사통(radiating pain)이라고 한다.

이 방사통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 다발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고, 신경으로 가는 혈류를 방해하는 질환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대부분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생기며, 주로 50~70대에서 나타난다. 좁아진 곳에서 신경이 눌리면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로 뻗치는 저림, 그리고 조금 걷다 다리가 아파 쉬어야 하는 '신경성 간헐적 파행(neurogenic claudication)'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순환 장애와 헷갈리기 쉬운 다리 저림, "자가 판단보다는 주치의 진단 먼저"
문제는 다리 저림의 원인이 허리 신경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혈액순환 장애로도 비슷한 증상이 생길 수 있어 스스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두 경우는 증상 양상에서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인다.

문준기 원장은 "허리에서 신경이 눌리는 경우 허리부터 골반, 종아리, 발까지 저림이 이어지거나 방사통이 있고, 자세를 바꾸거나 오래 앉아 있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신경 눌림이라도 원인에 따라 '앉는 자세'의 영향은 달라진다.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처럼 신경이 눌릴 때는 오래 앉아 있으면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 전원주 씨처럼 척추관협착증이 원인일 때는 오히려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좁았던 척추관이 넓어져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혈액순환 문제일 때는 양상이 다르다. 문 원장은 "혈액순환 문제일 경우 일정 거리를 걸으면 다리가 아파오다가 쉬면 호전되고, 종아리가 갑자기 붓고 열감과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문제일 수 있다. 걷다 아프고 쉬면 나아지는 것은 동맥이 좁아지는 말초동맥질환(동맥성 파행)에 가깝고, 종아리가 갑자기 붓고 열감·통증이 동반되는 것은 정맥에 혈전이 생기는 심부정맥혈전증의 신호일 수 있어 이 경우엔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실제로 의학계에서도 두 유형은 구분해 다뤄진다. 신경에서 비롯된 파행은 서 있는 것만으로는 잘 낫지 않고 앉거나 허리를 굽혀야 편해지는 반면, 혈관에서 비롯된 파행은 걷다 멈춰 서기만 해도 비교적 빨리 가라앉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대한정형외과학회 등 관련 자료). 다만 문 원장은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지속되는 저림은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척추관협착증 수술률 5% 미만... 그래도 놓치면 안 될 위험 신호 4가지
이렇게 저림의 원인이 척추관협착증으로 좁혀졌다면, 다음 관심사는 '어떻게 치료하느냐'이다. 그러나 진단이 곧 수술을 뜻하지는 않는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돼도 곧바로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의 수술률은 약 4.85%로, 대부분은 약물 치료와 주사, 운동·자세 교정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관리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급격히 다리 힘이 약해지거나 대소변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등 신경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를 참고하면, 다음과 같은 신호가 있을 때는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보행 시 다리 저림 및 짧은 보행 거리: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려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경우
•자세에 따른 증상 악화 및 호전: 서 있을 때 증상이 심해지고, 앉거나 허리를 숙이면 편해지는 현상이 반복될 경우
•진행성 신경 증상: 다리 저림이나 근력 저하(힘 빠짐) 증상이 점진적으로 심해지는 경우
•대소변 조절 장애: 대소변 조절이 원활하지 않은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이는 신경이 심하게 압박되었음을 시사할 수 있는 중대한 위험 신호이므로,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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