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 (점심시간 없이 진료) 수요일, 일요일,공휴일 : 휴진
감기약 먹고 낮에 꾸벅꾸벅... 냉방병 증상엔 '낮용·밤용' 성분 구분이 도움
한여름 냉방기 가동이 잦아지면서 콧물, 두통, 오한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실내외 온도차와 밀폐된 냉방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이른바 '냉방병' 때문이다.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종합감기약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낮에 복용한 뒤 갑작스러운 졸음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박제혁 약사(한양온누리약국)의 도움말로, 여름철 냉방병 증상 관리에 알맞은 감기약 선택법과 복용 시 주의사항을 알아본다.
냉방병과 감기, 증상은 비슷해도 대응은 달라야
냉방병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 대한 자율신경계의 피로 반응으로 나타난다. 콧물, 재채기, 두통, 근육통 등 증상이 일반 감기와 매우 유사해 구별이 쉽지 않다. 가벼운 증상이라면 시판 종합감기약으로 대응이 가능하지만, 특정 증상이 동반될 경우에는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박제혁 약사는 냉방병 증상이 나타났을 때 종합감기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콧물·두통 등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벼운 냉방병 증상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냉방병이 가볍게만 지나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박 약사는 "38도 이상의 고열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단순 온도 차로 인한 반응이 아닌 코로나19, 독감 같은 감염성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며 "기침이나 가래가 심해지거나 호흡 곤란이 있는 경우에는 '레지오넬라균' 등 에어컨 냉각수를 통한 세균 감염성 폐렴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 진료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감기약 복용 후 낮에 유독 졸린 이유... '1세대 항히스타민' 성분 때문
종합감기약의 콧물·재채기 완화 효과는 항히스타민 성분에서 비롯되며, 냉방병으로 인한 동일한 증상에도 같은 원리로 작용한다. 그중에서도 클로르페니라민, 디펜히드라민염산염과 같은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성분으로 꼽힌다. 약국에서 구매한 감기약을 복용한 뒤 몽롱함이 지속되고 잠이 오는 이유다.
박제혁 약사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인 클로르페니라민과 디펜히드라민은 입자가 작고 지용성이 높아 뇌를 보호하는 얇은 막인 혈액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을 쉽게 통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뇌로 진입한 이 성분들이 뇌 각성에 관여하는 히스타민 수용체를 차단해 중추신경계를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강한 졸음이나 나른함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약사회는 지난 2026년 2월, 약물운전 처벌 강화 시행을 앞두고 운전 시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 성분을 자체적으로 분류해 안내했다. 이 가운데 클로르페니라민과 디펜히드라민 등 1세대 항히스타민 성분은 위험도가 가장 높은 '운전금지(level3)'로 분류됐다. 이에 대해 박 약사는 "시판 종합감기약과 코감기약 일부에는 콧물, 코막힘, 재채기 증상 완화에 도움되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반응 속도를 떨어뜨리고 졸음을 유발하여 약물 운전의 원인이 될 수 있어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간엔 항히스타민 배제 여부 확인, 야간엔 '디펜히드라민'이 도움
낮 시간대 감기약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볼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항히스타민제는 진정 작용으로 졸음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주간용 제품을 고를 때는 해당 성분이 빠져 있는지 확인하고 약사에게 체크 받는 것이 안전하다. 체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며 피로 회복을 돕는 비타민c, 비타민b1, 비타민b2 등을 추가한 주간용 제품도 출시되어 있다.
반대로 밤에는 진정 작용이 있는 성분이 오히려 회복에 도움을 준다. 박제혁 약사는 "감기 회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라며 "하지만 기침이 심하거나 코가 막히면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야간용 감기약에 들어가는 디펜히드라민은 콧물 등 감기 증상을 억제함과 동시에, 강한 진정 작용이 졸음을 유발해 환자가 푹 잘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박제혁 약사는 "주간용과 야간용을 나눠 포장한 감기약을 활용하면 환자들이 시간대에 맞춰 직관적으로 복용할 수 있다"며 "낮에는 졸음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밤에는 숙면으로 회복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세트아미노펜 중복 복용·음주 주의,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
종합감기약에 흔히 포함된 해열진통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다른 약과 중복 복용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야간용 감기약을 다른 중추신경 억제제와 함께 복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박제혁 약사는 "아세트아미노펜은 종합감기약뿐만 아니라 두통약, 생리통약, 액상형 감기약 등에도 흔히 포함돼 있는 성분"이라며 "무심코 여러 약을 함께 먹으면 하루 최대 권장 용량인 성인 기준 4,000mg을 초과할 수 있으므로, 복용 전 성분을 확인하거나 약사에게 문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중 음주는 간 손상 위험을 급격히 높이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용 금기와 관련해서도 "야간용 감기약이나 종합감기약을 수면제, 신경안정제 등 중추신경을 억제하는 다른 약물과 함께 복용하면 진정 작용이 중첩돼 어지러움, 낙상 사고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활습관 관리 방법도 제시했다. 박 약사는 "실내외 온도 차이를 5~6°c 이내로 유지하고, 에어컨 설정 온도는 25~26°c로 맞추는 것이 좋다. 2시간마다 한 번씩 창문을 열어 오염되거나 건조해진 실내 공기를 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찬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얇은 겉옷을 준비하고, 호흡기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냉방병 예방과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