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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비만'은 없다...배만 나온 마른 비만, 왜 더 위험할까?
최근 비만이 심혈관 질환과 암 등을 유발하는 중대한 '만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만의 위험성이 비단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체중과 체질량지수(bmi)가 정상 범위에 속하더라도 복부에 내장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마른 비만' 역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정의학과 조유나 원장(연세다정한365의원)은 "마른 비만은 겉으로 날씬해 보여 환자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관리가 늦어지면서 오히려 뚜렷한 비만 환자보다 대사 질환 위험에 더 무방비하게 노출될 우려가 크다"라고 지적한다. 조 원장과 함께 비만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과 올바른 치료 및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비만을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늘어난 상태가 아니라,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뇌와 대사의 '항상성' 시스템이 망가진 질환입니다. 따라서 덜 먹고 더 움직인다는 단순한 접근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만성 질환으로 보아야 합니다.
당장 검사 결과가 정상이거나, 배만 약간 나온 '마른 비만'이라면 안심해도 될까요?
'건강한 비만'은 착각에 가깝습니다. 당장 수치가 정상이라도 비만 자체가 대사 질환 위험을 크게 높인 상태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겉보기에 날씬하지만 복부에 지방이 집중된 '마른 비만'은 오히려 더 위험합니다. 본인이 문제를 인식하지 못해 관리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이 서양인보다 비만 관련 질환에 더 취약한 신체적 이유가 있나요?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췌장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지방을 저장할 피하 조직의 공간이 적습니다. 이로 인해 체중이 조금만 증가해도 지방이 내장지방으로 쉽게 축적되어 당뇨나 고혈압 같은 질환이 더 빠르게 나타납니다.
늘어난 지방세포가 암이나 심장병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네, 지방세포는 단순한 에너지 저장소가 아니라 '염증을 만드는 기관'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지방이 많아질수록 염증 물질이 지속해서 분비되며, 이 염증이 혈관을 손상해 심장병 등 심혈관 질환과 일부 암 발생 위험까지 높입니다.
다이어트의 최대 적, '요요 현상'은 왜 발생하나요?
요요는 실패가 아니라 생존 본능의 결과입니다. 체중이 감소하면 뇌는 이를 기아 상태로 인식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식욕을 강하게 증가시킵니다. 환자분들이 급속도로 체중을 뺄 때 가장 흔하게 발생하므로, 서서히 내 몸의 항상성을 마른 체중으로 바꿔가는 연습을 해야 요요를 줄일 수 있습니다.
식욕 조절이 안 되는 것도 호르몬 문제와 관련이 있나요?
식욕 호르몬과 관련해서는, 대표적으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과 배고픔을 유발하는 '그렐린' 호르몬이 있습니다. 비만 상태에서는 렙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그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가짜 배고픔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엑셀이 고장 난 자동차처럼, 뇌가 끊임없이 식욕을 자극하는 상태가 됩니다.
갑자기 살이 찌는 경우, 다른 질환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특별한 이유 없이 급격히 체중이 증가하면서 피로, 부종, 탈모, 변비 등이 동반되거나 얼굴이 둥글게 변한다면 '2차성 비만'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때는 단순 비만이 아닐 수 있으므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쿠싱 증후군 등의 검사가 꼭 필요합니다.
요요를 최소화하는 식이요법과 운동법은 무엇인가요?
평생 유지 가능한 식사와 운동이 핵심입니다. 극단적인 절식 대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며 식사 간격을 규칙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운동은 주 150~300분의 빠르게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권장합니다. 여기에 기초대사량 유지에 필수적인 근력 운동을 주 2~3회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체중 감량이 어렵다면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할까요?
bmi 25 이상이면서 동반 질환이 있거나 bmi 30 이상인 경우에는 약물 치료가 매우 효과적인 선택입니다. 최근 주목받는 glp-1 계열 약물은 뇌에 포만감 신호를 보내 식욕을 억제합니다. 단, 오심이나 구토 등 위장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의료진과 함께 관리하며 사용해야 합니다.
가장 적절한 체중 감량 속도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속도는 일주일에 0.5kg 감량입니다. 너무 빠르게 빼면 탈모, 근 손실, 요요 위험이 크게 증가합니다. 이를 예방하려면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무리한 절식 지양, 그리고 근력 운동 병행이 필수적입니다. 체중계 숫자보다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