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 (점심시간 없이 진료) 수요일, 일요일,공휴일 : 휴진
여름이 두려운 다한증, 체질 아닌 질환... 일상 속 대처법은?
모든 피부 질환자에게 덥고 습한 여름은 두려운 계절이지만, 유독 땀 분비가 비정상적으로 잦은 '다한증'을 겪고 있다면 그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기온이 오르며 땀이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체온 조절 과정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국소 부위에 과도한 땀이 집중된다면 단순한 체질 문제가 아닌 질환으로 인지해야 한다.
다한증은 타인과의 악수를 꺼리게 만드는 등 대인관계와 일상생활 전반에 크고 작은 불편을 초래한다.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다한증의 올바른 대처법을 알아본다.
단순 체질 아닌 질환...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발생
더운 곳에 가거나 운동을 할 때 머리나 등, 가슴 등 전신에서 골고루 땀이 나는 것은 체온을 낮추기 위한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다. 반면, 의학적인 다한증은 외부 온도와 상관없이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등 특정 국소 부위에서 대칭적으로 과도한 땀이 쏟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 체질은 유발 요인이 사라지고 몸이 식으면 땀 분비도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다한증은 평온한 상태에서도 정서적 자극에 의해 땀샘이 과도하게 반응한다. 김산 원장(청담아이스피부과의원)은 "최근에는 중장년층과 소아 환자 비율이 늘고 발병 부위도 다양해지는 등 발병 양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뒤 안면 다한증 환자가 급증했으며, 스트레스성 두피 다한증과 서구화된 식습관과 관련된 미각성 다한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늘었다. 김 원장은 "특별히 덥지 않은 환경에서도 낮 동안 손, 발, 겨드랑이 등에 유독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땀이 반복된다면 치료가 필요한 일차성 국소 다한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수면 중 식은땀, 숨은 기저 질환 신호일 수도
다한증 증상 중에서도 특히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는 것은 수면 중 발한 여부다. 일반적인 단순 체질이나 일차성 다한증 환자는 밤에 잠을 잘 때 자율신경계도 함께 안정되기 때문에 방이 아주 덥지 않은 한 땀을 흘리지 않는다. 그러나 낮뿐만 아니라 잠잘 때도 베개나 이불이 흥건히 젖을 정도로 식은땀을 흘린다면 단순한 다한증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김산 원장은 "야간 발한은 체질의 문제가 아니라 갑상선 질환, 당뇨 혹은 다른 기저 질환이 숨어있다는 강력한 의학적 경고 신호"라고 강조했다.
중장년층의 경우 전신 발한이 갑자기 발생한다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나 당뇨병에 의한 저혈당 쇼크 전조증상일 수 있다. 이 외에도 갱년기 호르몬 변화, 특정 항우울제 부작용, 드물게는 림프종 같은 종양이나 결핵을 의심할 수 있다. 만약 체중 감소·만성 피로·발열·오한이 동반되거나 신체 한쪽에서만 비대칭적으로 땀이 나는 신경계 이상이 의심된다면 즉시 상급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증 안 된 민간요법 금물, 올바른 땀 관리 수칙은?
다한증으로 인한 불편함을 줄이고자 인터넷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처럼 피부가 접히고 약한 부위에 식초, 레몬즙, 생강즙 등을 바르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김산 원장은 "이러한 행위는 일시적으로 모공을 수축시키는 듯 보이지만, 강한 산성 성분으로 인해 심한 접촉성 피부염이나 화학적 화상, 색소 침착을 유발하여 오히려 치료를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냄새 제거를 위해 향수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성분이 과다한 데오드란트는 자칫 모낭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검증된 제품을 쓰더라도 올바른 사용법이 중요하다.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염화알루미늄 성분 땀 억제제가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김 원장은 "반드시 땀이 나지 않는 취침 전에 적용해야 하며, 바르기 전 해당 부위를 씻고 물기를 완전히 말려야 한다"며 "물기가 남아있으면 염산 성분이 생성돼 극심한 가려움과 화끈거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량을 얇게 펴 바른 뒤 다음 날 아침에는 잔여 약제를 물로 깨끗이 씻어내야 피부 자극을 막을 수 있다.
평소 생활 습관과 식습관 교정도 중요하다. 매운 음식·뜨거운 음식은 체온 조절 수용체를 자극해 즉각적인 발한을 유발한다. 카페인도 교감신경계를 흥분시키므로, 여름철에는 이들 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외출 후 땀이 날 때는 흐르는 찬물에 손이나 목 뒤를 씻어 심부체온을 낮추고, 통풍이 잘되는 넉넉한 옷을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중증 환자라면, 비침습적 시술 고려해야
일상적인 관리로도 땀 분비가 조절되지 않는다면 의학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물속에서 미세 전류를 흘려보내 땀샘 구멍을 물리적으로 막는 이온영동치료, 보톡스 시술은 대표적인 비침습적 시술이다. 김산 원장은 "보톡스 시술은 땀샘을 지배하는 자율신경계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차단해 땀샘 활동을 멈추게 하는 원리"라며, "국소 부위에 들어가는 용량이 많지 않아 내성이 생길 확률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보통 1회 시술로 4~6개월간 효과가 지속되지만, 손에 보톡스를 맞으면 수일간 미세한 악력이 약해질 수 있어 정밀한 작업이 필요한 직종 종사자는 시술 시기를 잘 고려해야 한다.
교감신경 절제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는 약물이나 보톡스 등 보존적 치료를 수개월 이상 시도했음에도 전혀 반응이 없고, 종이를 만졌을 때 금방 땀에 젖거나, 전자기기를 다루지 못할 정도로 직업 수행이 불가능한 중증 환자에게만 권장된다.
김 원장은 "수술은 손이나 겨드랑이 땀을 극적으로 없애주지만, 사라진 땀이 등, 배, 허벅지 등 다른 부위로 이동해 분비되는 보상성 다한증이 높은 확률로 발생할 수 있음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며, "영구적인 수술적 절제는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